통행로, 점유취득시효 요건 충족될까

 

 

 

 

 

통행로도 점유취득시효 요건 충족될까?

타인의 토지라고 해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했다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점유취득시효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통행로의 경우에도 점유취득시효 대상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반인이 이용하는 통행로는 점유취득시효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점유취득시효 요건 중 점유는 타인의 점유를 배제하는 배타적 점유일 것을 요하는데요. 도로의 경우 다른 사람들도 드나들면서 사용을 하기 대문에 인정되기 어려운 것이죠.
​

 

​

최근 저희 법인에서 진행한 판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A씨는 아버지가 1973년 취득한 대지 X를 1994년 증여받았습니다. B씨는 아버지가 1990년 취득한 대지 Y를 2014년 상속받았는데요. 이러한 A씨와 B씨의 토지는 서로 이웃하고 있었죠.

그런데 A씨와 B씨가 가지고 있는 토지 사이에는 공로 연결도로로 사용되는 B씨 소유의 Z토지가 있었고, A씨는 자신의 집에 드나들기 위해 Z토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지속적으로 Z토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땅을 사 가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는데요.
​

 

​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22년이 되었고 A씨는 B씨에게 Z토지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Z토지는 A씨의 토지로 통하는 용도 외에 다른 용도가 없고, A씨 소유 토지에서 공로에 이르는 유일한 토지로서 A씨 아버지가 X토지와 함께 매'입 했으며, 그로부터 4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했기 때문에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A씨가 주장한 것인데요.

그러나 A씨의 Z토지에 대한 배타적 점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Z토지가 다른 사람의 통행을 배제한 채 A씨만을 위한 출입로로 이용됐다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Z토지의 위치 및 주변 현황을 살펴보면 Z토지는 A씨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통행을 위해서도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B씨는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이죠.
​

​

특히나 Z토지는 A씨와 B씨 뿐만 아니라 이웃한 대지 거주자들이 대로에 나갈 때 사용하는 토지로서 '통행로'로 제공된 사실과, 통행로의 본질이 사람이나 차마의 통행이라는 점, 추가로 Z토지에 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사정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재판부에서는 A씨가 Z토지를 공로로 통행해 온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A씨가 Z토지를 소유할 의.사로 배타적으로 점유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는데요. 결국 A씨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B씨는 토지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일반인이 이용하는 통행로는 점유취득시효 요건에 충족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