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중 배우자 사망 상속포기 원한다면

 

결혼부터 이혼에 이르기까지 재산분할과 상속 등 다양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만나 부부관계를 형성하고 헤어지는 데에는 많은 법적인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요즘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사소한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수많은 이혼사유가 떠오르고 있다 보니 전국적으로 혼인율보다 이혼율이 높아져 버렸죠.

 

사람이 이혼을 결심하게 되면 준비해야할 것이 참 많습니다. 혼인기간이 짧든 길든 상관없이 부부생활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함께 형성해온 재산을 나누어야 하고 공동으로 발생시킨 채무가 있는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혼소송중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되었다면, 진행하던 이혼소송과 배우자 사망으로 인한 상속포기 등 재산관련 문제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오늘 관련 이야기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속, 그것이 알고싶다.

사례)
남편의 과도한 채무로 인해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중 배우자가 사망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망인의 재산을 배우자로서 상속해야만 할까요?

 

상속이란 한 개인이 사망한 경우 그 사람이 생전에 소유하고 있던 모든 재산상의 권리나 의무가 다른 사람에게 승계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때 상속에서 말하는 사망은 사람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소극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행방불명되어 실종선고 받은 것 등의 넓은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질문을 대답하기에 앞서 상속인과 그 상속 순위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민법 제1000조와 1003조에 따라 상속인의 순위는 다음과 같죠.

 

<상속순위>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 혈족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친족관계일 때만 상속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보통 1순위는 피상속인의 자녀와 배우자, 2순위는 부모 혹은 조부모, 3순위는 형제자매, 4순위는 4촌 이내의 방계 혈족이 되죠. 배우자의 경우는 친족은 아니지만 피상속인과 법률혼으로 결속되어있는 경우 자녀 혹은 부모와 공동상속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pixel2013, 출처 Pixabay

그러나 종종 위의 질문에서처럼 참 상속순위를 판단하기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혼소송중 배우자 사망과 재산상속, 상속포기 가능의 문제는 보통 망인이 사망한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먼저 기준이 되는 시점은 판례상 사실심 변론종결시로 해석하곤 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전후의 결과가 다르니 각각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배우자가 이혼소송중 사실심 변론종결시 이전에 사망한 경우

우선 소송중 사실심 변론종결시 이전에 사망한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청구권은 부부의 일신전속의 권리이므로 이혼소송중 배우자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인이 그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또 그러한 경우에 검사가 이를 수계할 수 있는 특별한 규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 소송은 청구인의 사망과 동시에 종료하였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는데요. (대법원 81므53) 즉 부부 일방의 사망 당시를 기준으로 부부관계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혼소송중의 상대방 배우자는 망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생존 배우자가 이혼 유책 배우자인지 여부를 불문하죠.

 

 

그렇지만 종종 배우자의 빚이나,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재산 상속포기 하시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상속인일 경우 망인의 채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해야 하는데요. 상속포기의 경우 고인의 재산과 빚은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다음 상속인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에 많은 고민이 뒤따르게 되죠. 보통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한정승인 제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 배우자가 이혼소송중 사실심 변론종결시 이후 사망한 경우

그러나 이와 달리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 이후 배우자 사망 했다면 이전과 결과가 달라집니다. 우리 법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 종결 후 원고가 사망하고 그 후 이혼판결이 선고 확정되었다면, 판결확정과 기판력의 표준시는 사실심 변론종결시이므로 이혼 배우자는 사망자의 재산에 대한 상속권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등법원 67나1259판결)

 

결론적으로 이혼소송의 판결이 선고, 확정되는 경우 기판력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기에, 그 당시 이혼 소송 당사자인 배우자가 살아있었으나 그 이후 갑작스럽게 망인이 되었다면, 이미 부부관계가 해소된 이후이기에 상속의 권리가 사라져 재산 상속포기 할 실익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혼상속포기 등 재산분쟁은 그 자체로도 많은 법리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특히 이혼을 결심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배우자 빚뿐이라면 황당할 수밖에 없죠. 미리 대처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채무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는 법적인 조력자와 함께하여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위해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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